생일에 받은 롤링페이퍼를 읽다가 고개를 갸웃한 적 있나요? 나는 늘 덜렁댄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는 "너만큼 꼼꼼한 애 없어"라고 써 놨고, 스스로 조용한 편이라고 여겼는데 "같이 있으면 제일 웃긴 사람"이라는 말이 적혀 있는 식이에요. 둘 중 누가 틀린 걸까요? 조하리의 창으로 보면 둘 다 맞을 수 있어요.
조하리의 창이란?
조하리의 창(Johari window)은 1955년 미국의 심리학자 조셉 러프트(Joseph Luft)와 해링턴 잉햄(Harrington Ingham)이 만든 모형이에요. 조하리라는 이름도 두 사람의 이름을 합쳐 지은 거예요.
생각은 간단해요. 나에 대한 모습을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눠요.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아는지 모르는지예요. 이 두 기준을 가로세로로 겹치면 창문처럼 네 칸이 생겨요.
조하리의 창 네 가지 영역
열린 창: 나도 알고 남도 아는 나
내가 밝은 편이라는 걸 나도 알고 친구들도 아는 경우예요.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금방 드러나고 서로 생각이 같아서 오해가 생길 일이 적은 영역이에요.
보이지 않는 창: 나는 모르는데 남은 아는 나
친구들은 다 아는데 정작 나만 모르는 모습이에요. 조별 과제 때마다 자연스럽게 일정을 정리하는 사람이 "나 원래 계획 같은 거 잘 못 세워"라고 말하는 경우가 여기에 들어가요.
숨겨진 창: 나는 아는데 남은 모르는 나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나예요. 동아리 모임에서는 늘 웃고 있지만 사실 혼자 쉬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걸 나만 알고 있을 수 있어요.
미지의 창: 나도 남도 모르는 나
아직 아무도 본 적 없는 모습이에요. 처음 가 본 여행지에서 뜻밖에 길을 척척 찾는다거나 새로운 역할을 맡고 나서야 드러나는 면이 여기에 해당해요.
친구가 보는 나를 정작 나는 모르는 이유
보이지 않는 창이 생기는 데는 꽤 자연스러운 이유가 있어요.
먼저, 나는 나를 속마음으로 보고, 친구는 나를 행동으로 봐요. 카톡 답장을 늦게 보낸 날, 나는 바빠서 그랬다는 사정을 알지만 친구에게 보이는 건 답장이 늦었다는 사실뿐이에요. 반대로 내가 별생각 없이 건넨 한마디가 친구에게는 오래 기억에 남는 다정한 말이 되기도 해요.
다음으로, 내 표정과 말투는 내가 직접 볼 수 없어요. 친구 이야기를 들을 때 고개를 얼마나 끄덕이는지, 웃을 때 어떤 얼굴이 되는지는 곁에 있는 사람만 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너무 익숙한 습관은 나에게 특징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약속 장소에 늘 먼저 와 있는 사람은 그게 당연해서 굳이 자기가 성실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친구들 눈에는 그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인데도요.
조하리의 창에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보이지 않는 창이 줄고, 내 이야기를 꺼내 놓으면 숨겨진 창이 줄어든다고 봐요. 그만큼 열린 창이 넓어지는 거예요.
친구픽 결과로 보는 조하리의 창
조하리의 창을 실제로 해 볼 때는 보통 단어 목록을 놓고 나와 다른 사람이 각자 나에게 어울리는 단어를 골라 비교해요. 친구픽도 같은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첫인상, 친해지면, 모임에서, 할 일 앞에서, 숨은 매력, 이렇게 상황 질문 다섯 개에서 내가 단어를 고르고 친구들도 같은 질문에 나에 대한 단어를 골라요.
결과는 세 가지로 나눠서 보여 줘요.
- 모두가 아는 나나도 고르고 친구들도 고른 단어예요. 열린 창에 가까워요.
- 내가 몰랐던 나나는 안 골랐는데 친구들이 고른 단어예요. 보이지 않는 창에 가까워요.
- 나만 아는 나나는 골랐지만 친구들은 거의 안 고른 단어예요. 숨겨진 창에 가까워요.
미지의 창은 나도 친구도 모르는 영역이라 단어로 나타나지 않아요. 그 칸은 앞으로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알아 가는 몫이에요.
세 가지 중에 가장 궁금해지는 건 아마 내가 몰랐던 나일 거예요. 다정한이나 눈치 빠른 같은 단어는 본인에게는 평소대로 한 일이라 스스로 고르지 않을 수 있지만, 곁에 있는 친구 눈에는 잘 보이는 단어예요. 결과가 열리는 방식이나 익명으로 답하는 원리가 궁금하다면 사용법과 자주 묻는 질문에 정리해 뒀어요.
내 보이지 않는 창에 어떤 단어가 들어 있는지는 혼자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어요. 나를 가까이에서 본 친구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