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펭귄도 무릎 있어?" 시험 범위 이야기로 한창이던 단톡방에 이런 메시지가 올라오면 다들 잠깐 멈췄다가 웃음을 터뜨려요. 그리고 누군가 꼭 이렇게 덧붙이죠. "역시 너다. 진짜 엉뚱해."
엉뚱한 사람 특징, 이런 순간에 드러나요
엉뚱함은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보다 순간들을 모아 볼 때 잘 보여요.
- 대화가 예상 못 한 곳으로 튀어요. 저녁 메뉴를 정하다가 "근데 떡볶이는 왜 볶이야? 끓이잖아"로 넘어가요.
- 진지하게 엉뚱해요. 웃기려고 한 말이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 거라 친구들이 웃으면 오히려 "왜? 안 궁금해?"라고 되물어요.
- 계획에 없던 길로 새요. 여행 중에 지도에 안 나오는 골목이 보이면 "저기 뭐 있는지 보고 올게" 하고 먼저 들어가요.
- 아이디어가 의외의 방향이에요. 생일 선물로 친구 얼굴을 그린 스티커를 만들어 오거나 조별 과제 발표를 퀴즈쇼로 바꾸자고 해요.
- 자기만의 세계관이 있어요. 아끼는 물건에 이름을 붙이거나 남들은 모르는 작은 규칙을 정해 두고 지켜요.
이 가운데 몇 개만 겹쳐도 친구들 사이에서 엉뚱하다는 말을 듣기 쉬워요.
엉뚱한 것과 웃긴 것, 장난기 많은 것, 창의적인 것
친구픽의 두 번째 라운드 '친해지면'에는 엉뚱한 옆에 웃긴, 장난기 많은도 들어 있어요. 셋 다 웃음과 가까워서 헷갈리기 쉬워요.
- 웃긴 사람은 웃음을 노리고 실제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어요. 언제 한마디를 던져야 하는지 타이밍을 알아요.
- 장난기 많은 사람에게는 늘 상대가 있어요. 친구를 살짝 놀리고 그 반응을 보며 즐거워해요.
- 엉뚱한 사람은 생각이 뻗어 나가는 방향이 남들과 달라요. 웃기려는 의도가 없을 때도 많고 듣는 사람이 웃게 될 뿐이에요.
다섯 번째 라운드 '숨은 매력'에 있는 창의적인과도 맞닿아 있어요. 굳이 나누자면 엉뚱한 생각이 쓸모 있는 결과물로 이어질 때 사람들은 그걸 창의적이라고 불러요. 발표를 퀴즈쇼로 바꾸자는 말이 엉뚱함이라면, 그걸 실제로 만들어 반 분위기를 살린 건 창의성이죠. 그래서 같은 사람을 두고 어떤 친구는 엉뚱하다고, 다른 친구는 창의적이라고 말하기도 해요.
엉뚱함이 친해진 뒤에야 보이는 이유
엉뚱함은 첫 만남에서 잘 드러나지 않아요.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대부분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한 번 걸러서 하거든요. '이런 말 해도 되나?' 싶은 생각은 일단 넣어 둬요.
친해지면 그 필터가 느슨해져요. 이상한 질문을 던져도 받아 줄 거라는 믿음이 생기니까요. 그래서 엉뚱하다는 말에는 '너랑 편해졌다'는 뜻이 슬쩍 담겨 있기도 해요. 처음엔 차분해 보이던 친구가 몇 달 뒤 단톡방에서 가장 이상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정작 본인은 엉뚱한 줄 모르는 이유
엉뚱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난 평범한데?"라는 답이 돌아오곤 해요. 겸손이 아니라 진심인 경우가 많아요.
본인 머릿속에서는 생각이 차근차근 이어졌거든요. 떡볶이를 보다가 '볶이'라는 글자가 눈에 걸렸고, 그러다 조리법이 궁금해졌고, 그래서 물어본 거예요. 하지만 친구들은 그 중간 단계를 보지 못하고 마지막 질문만 들어요.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남에게는 갑작스러운 점프로 보이는 거죠.
조하리의 창의 네 칸 가운데 엉뚱함이 놓이기 쉬운 곳은 '보이지 않는 창'이에요. 나는 잘 모르지만 친구들은 분명히 알아보는 내 모습이요.
다만 오해받기 쉬운 순간도 있어요. 친구가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는 중에 엉뚱한 질문이 튀어나오면 딴생각한다고 느낄 수 있어요. 내 엉뚱함이 친구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알고 있으면 그런 순간에만 살짝 속도를 맞추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나머지 시간에는 그 엉뚱함이 대화를 더 재밌게 만들어 줄 테니까요.
친구들이 나를 엉뚱하다고 볼지, 웃기다거나 창의적이라고 볼지는 내 짐작과 다를 수 있어요. 궁금하다면 친구들에게 직접 골라 달라고 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