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당 뜻과 허당인 사람 특징, 빈틈이 매력이 될 때

허당 뜻이 궁금하다면? 우리말샘에 오른 '허당미' 뜻풀이, 허당인 사람 특징, 엉뚱한·웃긴·귀여운과의 차이, 1966년 '커피 쏟기' 실험으로 본 빈틈과 호감의 관계까지 담았어요.

친구픽 2라운드 · 친해지면
친한 사람들에게 나는?
  • 엉뚱한
  • 다정한
  • 솔직한
  • 웃긴
  • 수다스러운
  • 허당인 (이 글의 단어)
  • 장난기 많은
  • 귀여운

카페에서 친구들 음료를 한 번에 주문하고 메뉴 하나 헷갈리지 않고 계산까지 깔끔하게 끝낸 친구가 진동벨을 들고 테이블로 와요. 그런데 앉자마자 주머니를 더듬어요. 휴대폰을 계산대에 두고 온 거예요. 다시 계산대로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다들 웃음이 터져요.

이런 친구에게 붙는 별명이 있죠. 허당이에요. 겉으로는 빈틈없어 보이는데 알고 보면 어설픈 구석이 있는 사람을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에요. 놀리는 말 같은데 이상하게 다정하게 들리는 이 말이 어떤 모습을 가리키는지, 그 빈틈이 왜 매력이 되기도 하는지 차근차근 살펴볼게요.

허당 뜻, 사전에는 어떻게 나올까

사람을 가리키는 '허당'은 국립국어원 사전에는 따로 올라 있지 않아요. 우리말샘에서 '허당'을 찾으면 '허탕'(강원)과 '허방'(충청)의 방언으로 나와요. '허방'은 땅바닥이 움푹 패어 빠지기 쉬운 구덩이를 말해요.

대신 '허당'에 '-미(美)'를 붙인 '허당미'가 우리말샘에 표제어로 올라 있어요. 뜻풀이는 "실수를 잘하고 어설픈 면이 있는 사람이 풍기는 매력"이에요.

허당인 사람 특징 다섯 가지

  1. 완벽해 보이는데 꼭 하나씩 빠뜨려요. 시험 범위는 색깔별로 정리해 왔는데 정작 필통을 두고 와서 친구에게 펜을 빌려요.
  2. 자신만만할 때 실수가 나와요. "길은 내가 알아" 하고 앞장섰다가 반대 방향 지하철에 올라타요.
  3. 늘 하는 실수가 있어요. 안경을 쓴 채 안경을 찾고 당겨야 열리는 문을 꼭 먼저 밀어요.
  4. 실수해도 분위기가 무거워지지 않아요. "헐, 나 왜 이래" 하고 본인이 먼저 웃어 버려서 친구들도 마음 편히 따라 웃어요.
  5. 잘하는 건 확실히 잘해요. 자잘한 데서는 허술해도 시험이나 발표처럼 공들여 준비한 일에서는 실력이 드러나요.

특히 1번과 5번처럼 잘해 보이는 모습과 어설픈 모습이 함께 드러날 때 허당이라는 말이 잘 붙어요. 빈틈이 의외로 느껴져야 웃음이 나니까요.

엉뚱한·웃긴·귀여운과는 어떻게 다를까

친구픽의 '친해지면' 질문에는 '허당인'과 헷갈리기 쉬운 단어가 셋 함께 있어요. '엉뚱한'과 '웃긴'은 웃음이 생기는 곳이 다르고, '귀여운'은 가리키는 범위가 달라요.

  • 엉뚱한 사람은 생각이 남과 다른 방향으로 튀어요. 허당은 하려던 일은 평범한데 하는 도중에 어딘가에서 삐끗해요.
  • 웃긴 사람은 웃음을 노리고 타이밍을 맞춰요. 허당은 웃길 생각이 없었는데 실수가 웃음이 돼요.
  • 귀여운이라는 말은 범위가 더 넓어요. 말투나 표정, 좋아하는 걸 보고 들뜨는 모습처럼 실수가 아니어도 귀여울 수 있어요. 그런데 허당인 친구의 실수에는 "귀엽다"는 말이 따라붙기도 해서 둘을 함께 떠올리기 쉬워요.

'엉뚱한'과 '웃긴'의 차이는 엉뚱한 사람 특징에서 더 자세히 다뤘어요.

커피를 쏟은 실험으로 본 허당미

허당미처럼 빈틈이 호감으로 이어지는지 살펴본 심리학 실험이 있어요. 심리학자 엘리엇 애런슨(Elliot Aronson) 연구팀이 1966년에 발표한 실험이에요. 미국 미네소타대 남학생들이 대학 대항 퀴즈 프로그램에 나갈 학교 대표 후보의 면접 녹음을 듣고 호감도를 매겼어요. 녹음은 네 가지였고 학생마다 하나씩만 들었어요. 후보는 문제를 92% 맞히거나 30%만 맞혔고 녹음 끝에 커피를 쏟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었어요.

호감 점수가 가장 높았던 건 문제를 92% 맞히고 커피를 쏟은 후보였어요. 반대로 30%를 맞힌 후보가 같은 실수를 했을 때는 점수가 가장 낮았어요. 연구팀은 너무 잘하는 사람은 멀게 느껴질 수 있는데 작은 실수가 그 거리를 좁혀 줬을 거라고 해석했어요. 이 현상을 실수 효과(pratfall effect)라고 불러요.

물론 한계도 있어요. 남학생만 참여했고 낯선 사람의 녹음을 듣고 매긴 점수라 친구 사이와는 다를 수 있어요. 1970년 후속 연구에서는 평가한 사람의 자존감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랐어요. 자존감이 중간쯤인 사람에게서는 실수한 유능한 후보가 더 호감을 얻었지만 모두에게 그렇지는 않았어요. 그러니 이 실험들이 보여 주는 건 '빈틈은 늘 매력'이 아니라 실력이 먼저 보일 때 빈틈이 호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정도예요. 친구들이 "역시 허당"이라며 웃는 말에도 '너 원래 잘하잖아'가 깔려 있을지 몰라요.

'웃어도 되는 사이'가 되어야 붙는 별명

처음 만난 사람이 물컵을 엎으면 얼른 휴지를 건네고 주문을 헷갈리면 조용히 알려 주게 돼요. 웃음은 꾹 참고요. 그 실수를 웃음으로 받아도 되는 사이인지 아직 모르니까요.

친해지면 달라져요. 같은 실수에 다 같이 웃고 본인도 그 웃음을 편하게 받아넘길 수 있는 사이가 되면 그제야 '허당'이라는 별명이 붙어요. '허당인'이 첫인상이 아니라 '친해지면' 질문에 들어 있는 것도 자연스러워요. 허당이라는 말에 다정함이 묻어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허당이라는 말이 친해진 뒤에야 붙다 보니 첫인상 단어와 친해진 뒤의 단어가 정반대로 나오는 사람도 있어요. "처음엔 단정해 보인다는 말을 듣는데, 친해지면 허당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들어요"처럼 두 모습을 함께 소개하는 법은 나를 표현하는 단어에서 다뤘어요.

허당이라는 말이 서운할 때

웃으며 넘기던 별명도 같은 실수로 매번 놀림을 받으면 지칠 수 있어요. 특히 스스로도 신경 쓰던 실수라면 더 그래요. 그럴 땐 "오늘은 좀 민망하다"고 가볍게 말해도 괜찮아요. 웃어도 되는 사이라면 그 말도 편하게 받아 줄 테니까요.

반대로 친구를 허당이라고 부르는 쪽이라면 그 별명 뒤에 있을지 모를 '너 원래 잘하잖아'도 가끔 소리 내서 말해 주세요. 잘 해낸 일을 한 번씩 짚어 주면 같은 별명도 놀림보다 애칭으로 들릴 거예요.

허당인 줄 나만 모를 때

"제가 좀 허당이라서요" 하고 스스로 소개하는 사람도 있지만 친구들이 고른 '허당인'을 보고 의외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어요. 본인은 실수할 때마다 웃고 넘기다 보니 실수 하나하나가 따로 지나가요. 하나로 모아 볼 일이 별로 없죠.

친구들 눈에는 카페에서 한 번, 지하철에서 한 번, 시험 날 한 번 본 모습이 차곡차곡 쌓여요. 그러다 보면 '이 친구는 원래 이렇구나' 싶어지죠. 나는 안 골랐는데 친구들이 '허당인'을 골랐다면 결과의 '내가 몰랐던 나'에 이 단어가 놓여요. 조하리의 창에서 말하는 '보이지 않는 창'에 가까운 자리예요.

친구픽 결과에는 친구들이 가장 많이 고른 단어로 "첫인상은 단정한데, 알고 보면 허당인 ○○" 같은 한 줄이 나와요. 내 한 줄은 어떻게 나올지 친구들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참고한 자료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허당미', '허당'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허방'
  • Aronson, Willerman, Floyd (1966), The effect of a pratfall on increasing interpersonal attractiveness, Psychonomic Science 4(6)
  • Helmreich, Aronson, LeFan (1970), To err is humanizing sometimes: Effects of self-esteem, competence, and a pratfall on interpersonal attrac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6(2)
친구들 눈에 나는
허당인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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