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이런 말을 들어 본 적 있나요?
- "이거 어디서 찾았어? 딱 내 취향이야."
- "역시 너한테 물어보길 잘했다."
- "그 타이밍에 그 말 한 거 진짜 웃겼어."
셋 다 결국 같은 말이에요. "너 센스있다." 센스있다는 말은 옷, 선물, 말, 타이밍처럼 범위가 넓어서 오히려 정확히 무슨 뜻인지 설명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여기서는 센스를 한 가지 기준으로 좁혀서 보려고 해요. 바로 상황에 딱 맞는 정도를 고르는 감각이에요.
센스있는 사람 특징은 '정도'에서 보여요
센스있는 사람은 무언가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알맞게 하는 사람에 가까워요.
친구 생일 선물을 고를 때를 떠올려 볼게요. 비싸고 화려한 선물이 늘 반가운 건 아니에요. 받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평소에 "그거 하나 사야 하는데" 했던 물건을 기억해 내는 것, 거기에 포장이나 짧은 메모까지 그 친구 분위기에 맞추는 것. 이런 게 센스로 느껴져요.
여행 계획을 짤 때도 비슷해요. 일정이 빽빽할수록 좋은 게 아니라 같이 가는 친구들이 아침잠이 많다는 걸 알고 첫 일정을 느지막이 잡는 사람이 있어요. 숙소 하나를 골라도 사진이 예쁜 곳보다 다 같이 둘러앉을 수 있는 거실이 있는 곳을 고르죠.
대화에서는 타이밍으로 드러나요.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때 가볍게 웃긴 말을 던지고 진지한 얘기 중에는 농담을 아껴 두는 것. 무슨 말을 하느냐보다 언제, 얼마나 하느냐가 센스의 핵심이에요.
센스와 헷갈리기 쉬운 단어들
친구픽에서 '센스있는'은 다섯 번째 라운드 '숨은 매력'에 있어요. 비슷하게 들리는 단어와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가 조금 더 분명해져요.
눈치 빠른과는
세 번째 라운드 '모임에서'에 있는 '눈치 빠른'은 상황을 읽는 쪽이에요. 센스있는 건 읽어 낸 상황에 맞춰 무언가를 고르고 내놓는 쪽이고요. 눈치가 빨라도 표현이 서툴 수 있고, 눈치는 평범해도 고르는 감각이 좋은 사람도 있어요.
패셔너블한과는
'센스있는'과 같은 '숨은 매력' 라운드에 있는 '패셔너블한'은 옷과 스타일에 집중된 말이에요. 옷 잘 입는 친구를 센스있다고도 하지만 센스는 옷 밖에서도 드러나요. 카톡 이모티콘 하나를 고르는 데서도요.
창의적인과는
'창의적인'은 없던 걸 새로 떠올리는 힘에 가까워요. 센스는 이미 있는 것 중에서 지금 여기에 맞는 걸 골라내는 힘에 가깝고요. 조별 과제로 치면 발표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과, 그 아이디어를 듣는 사람 눈높이에 맞게 다듬는 사람의 차이예요.
왜 '숨은 매력'일까
센스는 한 번 보고 알기 어려워요. 몇 번의 선물, 몇 번의 여행, 몇 번의 대화가 쌓여야 "이 친구는 늘 딱 맞게 하네"라는 인상이 생겨요. 처음 만난 자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다가 시간이 지나야 드러나는 매력이라서 숨은 매력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려요.
센스있는 사람이 자기 센스를 모르는 이유
센스있다는 말을 들으면 정작 본인은 고개를 갸웃하는 경우가 많아요. 고를 때는 "그냥 이게 나을 것 같아서"였을 뿐이니까요. 센스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로만 남기 때문에 고른 사람은 그 선택이 왜 좋았는지 따로 의식하지 않아요.
반대로 받는 사람은 결과만 보니 차이를 바로 느껴요. 나는 평범한 선택이라 여겼는데 친구들은 특별하게 기억하는 거죠. 조하리의 창식으로 말하면 센스는 내 쪽 창문보다 친구 쪽 창문에서 훨씬 잘 보이는 매력이에요.
내 센스가 어디서 드러나는지는 내 선택을 받아 본 사람들이 가장 잘 알아요. 친구들 눈에 비친 내 숨은 매력이 무엇인지 한번 직접 물어보면 어떨까요?
